"49년 만에 부활"…정의선의 '포니 쿠페 후손' 이탈리아에 떴다

입력 2023-05-21 11:14   수정 2023-05-21 16:45


순수한 면(面)과 종이를 접은 듯한 과감한 선을 강조한 디자인. 49년 전 국내 최초 스포츠카 콘셉트로 탄생했던 현대자동차 '포니 쿠페'의 후손 'N 비전 74'가 세계 최대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에 등장했다.

현대차는 지난 19~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서 고성능 N 브랜드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시험차량)인 'N 비전 74'를 전시했다.

'빌라 데스테에서 열리는 우아함의 경연'이란 뜻이 담긴 콩코르소 델레간차는 1929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대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다. 클래식카와 콘셉트카, 이륜차로 나눠 전시와 경연을 벌인다. 콘셉트카는 미래 개발 방향을 담아 시험적으로 만드는 차를 말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에센시아 콘셉트'로 2018년 처음 참가했다. 현대차 브랜드로는 올해가 첫 전시다.
'현대차 시초의 상징' 포니 쿠페 계승
N 비전 74는 현대차가 '포니 쿠페 콘셉트'의 정신을 이어 개발하고 있는 차다. 현대차는 정주영 선대 회장 시절인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포니'와 그 스포츠카 버전 '포니 쿠페'를 출품했다. 한국 자동차 업체가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설계·개발한 차다. 미국 포드의 단순 조립 업체로 출발한 현대차를 고유 모델을 가진 완성차 브랜드로 거듭나게 한 주역이다.

1975년 말부터 양산돼 '국민차'가 된 포니와 달리 포니 쿠페는 콘셉트 단계에 멈춰섰다. 1979년 2차 오일 쇼크와 경기 침체 등으로 대량 생산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포니 쿠페는 지난 18일 실물로 되살아났다.


현대차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그려야 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라 6개월여의 작업을 거쳐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했다. 브랜드 역사를 되새기고 과거 유산을 미래적으로 재해석하겠다는 '현대차 헤리티지 시리즈'의 일환이다.
포니 쿠페 디자인에 수소 하이브리드 시스템

N 비전 74는 현대차의 시초를 상징하는 포니 쿠페의 직계 후손이다. 디자인부터 포니 쿠페 콘셉트의 쐐기 모양 노즈, 종이접기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선을 그대로 재현했다.

N 브랜드에 걸맞는 고성능 휠과 공기역학을 고려한 차체, 최근 현대차가 전동화 라인의 시그니처로 쓰고 있는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도 적용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니 쿠페 콘셉트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현대차 임직원들의 열정과 대담한 정신을 계승한 기술과 디자인, 고성능 감성이 총망라됐다"고 했다.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85kW급 수소연료전지 스택과 62kWh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 2.1kg의 수소탱크 두 개를 장착했다. 후륜에 달린 듀얼 모터의 출력은 680마력이다. 가혹한 모터스포츠 환경에서도 출력 저하가 없고 충전 시간은 5분 내외로 짧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로백은 4초 이하, 주행 거리는 600㎞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친환경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여정 상징"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사장)는 "이번 전시 참가는 현대차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거쳐온 놀라운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현대차는 고유의 유산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길을 열어 디자인 혁신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 부사장은 "이탈리아는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의 시작점이 된 곳"이라며 "N 비전 74는 과거의 노력에 대한 헌사이자 미래를 향한 우리의 선언이며, 포니 쿠페 컨셉트의 대담한 정신을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계승하여 한국 최초의 스포츠카를 만들고자 했던 엔지니어들의 꿈을 실현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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